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하나의 영상을 봤다.
나도 물건을 구입할 때 환경이나 기부 등 사회공헌을 하는 제품을 주로 구입하는 편이다. 그래도 뭐라도 도움이 되는 게 좋으니까? 그래서 최근에도 탑텐에서 에코 플리스를 구입했다. 그런데 위 영상을 보고 그린워싱이라는 단어를 접했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졌다.
그린워싱(Greenwashing, 또는 녹색 분칠) = Green + White washing의 혼성어로,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를 말한다.
그린워싱에 대한 의미를 보고 나서 바로 떠오르는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에코백'이다. 에코백(Eco Bag)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가방을 뜻하는데 사실 기념품으로 주기 딱 좋은 제품이다. 그래서 우리 집에도 기념품으로 받은 에코백만 10개가 넘고 대부분 버렸다. 그래서 '이게 과연 환경에 옳은 것인가? 모순 아닌가?'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리유저블 컵'도 에코백 못지않게 조명을 받고 있다. 리유저블 컵(Reusable Cup)을 직역하면 한 번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컵인데 최근에 카페 개업 이벤트 기념품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스타벅스에서 50주년 기념으로 리유저블 컵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한 적이 있다. 기념적인 날에 환경을 생각하는 좋은 마케팅 이벤트라고 생각한 그 당시의 나는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을 받고 싶었지만 집에 이미 텀블러와 리유저블 컵이 있어 굳이?라는 생각에 받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해당 이벤트는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 : 해당 리유저블 컵은 반영구적인 제품으로, 따뜻한 음료는 3번 이상, 찬 음료는 20번 이상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는 지인이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을 수령할 때에 들었던 직원분의 멘트다. 이걸 들은 나는 굉장히 많은 물음표들이 생겼다. 먼저 'n번 이상' 사용 가능하다는 얘기에 좀 당황스러웠다. 'n번 까지' 가능하다고 하면 수명이 있고, 이후에 버릴 것인지 말 것인지를 내가 결정할 수 있는데 'n번 이상'이라는 말은 제품 수명이 언제까지인지를 모르는 게 아닌가. 분명 반영구적인 제품이라고 했는데 limit를 모르면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하는가. 그러면 'n번 이상'이라고 하면 n번까지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인데 그러면 그 정도 사용하고 버려야 하나? 그러면 일회용 컵이랑 뭐가 다른 것인가?
사실 리유저블 컵을 봤을 때에 든 생각은 '텀블러랑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가?'였다. 텀블러도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병인데 리유저블 컵이 왜 갑자기 각광받고 있는 것인지,, 그런데 이 멘트를 들었다는 친구의 얘기를 듣고 굉장히 리유저블 컵에 회의적으로 바뀌었다.
그린워싱의 또 다른 예시로는 '이니스프리 종이 보틀'도 있다. 위 사진 하나로 사건을 요약할 수 있는데, 화장품 표지에 'HELLO, I'M PAPER BOTTLE.'라는 문구가 표시되어 친환경적인 화장품 병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여전히 플라스틱 통을 사용하고 있다. 이건 내가 처음 접했을 때에도 소비자 기만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아니었다.
물론 이니스프리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한다. 무색 폴리에틸렌(PE) 재질의 내용기를 사용해 기존 제품 대비 51.8%의 플라스틱을 저감 했기에 해당 용기가 다른 제품에 비해 재활용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근데 결국 문제가 된 이유는 표지에 오해를 충분히 삼을 만한 표현 때문이다. 이게 잘못된 에코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에코마케팅, 업사이클링 제품
결국 에코백이나 리유저블 컵은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잘못된 에코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정한 에코마케팅은 업사이클링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쓰레기가 될 것들을 업사이클링을 해서 수명을 연장시킨 제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업사이클링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15년에 프라이탁 숄더백을 샀을 때부터다. 업사이클링 제품이라고 추천받아서 알아보다가 당시에 약 30만 원 넘게 주고 샀었다. 오래된 트럭 방수천을 기본 원단으로 삼아 자전거 바퀴 속 고무, 폐차 안전벨트를 더해 만들어진 프라이탁 가방은 2022년을 맞이하는 지금까지도 잘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초, H22와 위메프가 함께 콜라보한 크라우드 펀딩을 보았다. 위메프의 택배 비닐로 만든 업사이클링 가방인데 생각보다 예쁘고 깔끔해서 펀딩에 후원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잘 사용하고 있으며, 이런 게 진정한 에코마케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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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소향을 할 때 굿즈 선정을 하면서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고, 에코백과 텀블러, 리유저블 컵을 리스트에서 제외시킨 것도 지금 와서 생각하지만 그린워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봐도 참 내가 기특하네
이슈 끄적임
올해 기업들에서 많이 사용되었던 키워드 중 하나가 ESG다. 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 corporate Governance)는 결국 '지속 가능한 경영'을 지향한다. 그리고 여기서 마케팅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요소가 '환경'이다. 그래서 스타벅스도 50주년 리유저블 컵 데이 이벤트를 열고, 탑텐의 에코 플리스, 생수통의 표지 비닐 없애기 등 많은 기업에서 환경을 생각한 행동을 하고 그에 맞게 마케팅을 한다. 하지만 결국 이런 환경을 위한 행동은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단순 마케팅적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런 과정의 과도기라고 생각이 들어서 단정 짓지는 못하겠지만 과연 기업이 일시적인 에코마케팅을 하는지, 아니면 진짜 이상적인 ESG 경영을 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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